본 컨텐츠는 특정 제품의
효능·효과에 대한 정보가 아닙니다.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나오는데 차를 어디 주차했는지 기억이 안 나요. 이런 경우는 굉장히 흔하게 겪죠. 왜 자꾸 이런 걸 까먹을까요? 완벽한 기억을 가지면 주차장에서 괜히 헤메일 필요가 없을텐데 말이에요. 그런데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꾸 까먹을까요? |
ㅣ우리는 왜 까먹을까?
망각은 도대체 왜 하는 걸까요? 망각을 해서 좋은 점이 뭘까요? 망각을 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효율'입니다. 살면서 굉장히 많은 정보들을 접하잖아요. 그런 정보들이 쉴 새 없이 들어오기 때문에 정보들끼리 서로 경쟁하고 한 정보가 다른 정보를 밀어내기도 합니다. 주차장의 예로 돌아가 보면, 마트에 한두 번 가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오늘 내가 지하 3층에 주차했는데 지난주에는 지하 4층에 주차를 했다면 지난주에 내가 주차를 했다는 정보 때문에 지금의 정보가 방해받는 겁니다. 이런 걸 '간섭'이라 부르는데요. 이처럼 우리가 계속 정보를 접하기 때문에 정보들이 서로 간섭을 하고 그러다 보면 내가 어디에 주차를 했는지를 떠올리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사실 우리가 모든 걸 다 기억할 필요는 없어요. 아침에 가스불을 잠갔는지 안 잠갔는지, 내가 지난주 월요일 아침에 뭐 먹었는지는 그렇게 중요한 정보는 아닙니다.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는 정보는 여러분의 뇌가 알아서 걸러주는 겁니다.물론 그러다 보면 중요한 정보도 까먹을 때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별로 필요하지 않은 정보들은 알아서 정리를 해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자원을 사용할 수 있는 거고요. 두 번째, 망각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일반화입니다. 일반화를 한다는 것은 여러 상황에서 공통으로 겹치는 것을 뽑아내고 그렇지 않은 것은 제거하는 과정이에요. 이렇게 망각으로 불필요한 정보를 제거하면 일반화하기 편해지고, 개념을 형성하고 추상적인 사고를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때로는 망각이 창의적인 사고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창의적인 사고를 하려면 기존의 정보를 잊고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 해요. 망각을 통해서 일부 정보를 잊어버리면 오히려 그런 정보에서 벗어나 더 새로운 정보를 꺼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실험에서는 많이 잊어버린 사람이 오히려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너무 많이 기억하는 게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다들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흑역사 한 두 개쯤은 있겠죠. 때로는 굉장히 부끄러웠거니 슬펐던 경험, 안 좋은 기억들은 안 떠올리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어요. 오히려 이런 안 좋은 경험을 너무 잘 기억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흔히 PTSD라고 부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경우가 오히려 기억이 너무 강렬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까먹은 경우는 사실 망각이라고 부르긴 조금 애매해요. 정보는 분명히 있는데 떠올리지 못하는 거죠. 흔히 '설단 현상'이라 부르는데요. 이런 경우는 어떤 단순한 정보 하나만 추가되면 충분히 기억해낼 수 있습니다. |
ㅣ완벽한 기억력이 있을까? 때로는 한번 보고 기억을 하거나 한번 기억한 게 굉장히 오래 유지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실 망각은 어떻게 보면 꼭 필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앞서 나온 예시들처럼 망각은 기억에 있어서 필수적이고 오히려 망각으로 인해 여러 가지 정보들 중 중요한 것만 저장하고 일반화도 할 수 있고 개념도 형성할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여러 중요한 인지기능이 망각때문에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완벽한 기억이 언제나 좋지만은 않을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체사레 파베세라는 분이 한 얘기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우리는 나날을 기억하지 않고 순간을 기억한다. 인생의 풍요로움은 잊혀진 기억에서 나온다.” 망각은 기억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이고 우리 삶에서 있어서 꼭 필요한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기억과 망각은 어쩌면 지금 절묘한 균형 상태에서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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