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안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신경계에도 매우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어린이와 노인들에게 매우 위험하지요.
연구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에 사는 어린이는 폐활량이 최대 1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 PM2.5의 초미세먼지는 3-9세의 소아에서 IQ를 떨어뜨리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자폐증의 발생위험을 높이며, 좌뇌백질*의 부피를 감소시킵니다. 또한, 임신 중 반복적으로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산모에서 태어난 아이는 발달장애와 더불어 불완전한 인지능력을 갖게 된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공기 오염이 심한 북부 멕시코시티에 3년 이상 거주한 소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정신운동안정성(psychomotor stability), 협조운동(motor coordination), 반응시간 테스트(resonse time test) 지표 모두에서 저조한 성적이 나타났습니다.
*뇌백질: 회백질과 회백질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와 같은 신경섬유.
이러한 현상들은 초미세먼지로 인해 아이들의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가 감소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는 우리 뇌의 인지기능에 중요한 물질로, 해마**와 대뇌피질***의 신경세포와 시냅스의 활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가 정상적으로 분비되어야 합니다.
**해마: 인간의 뇌에서 기억의 저장과 상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
***대뇌피질: 대뇌 표면을 구성하는 회백질로 이루어진 부분.
한편, 성인연령층은 PM2.5의 초미세먼지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모든 치매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중국과 멕시코에서 대기 오염이 심한 지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치매선별검사인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점수가 확연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에서도 디젤기관의 매연 성분인 블랙카본과 PM2.5 농도는 MMSE 점수와 상당히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었는데요.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블랙카본의 농도가 10ug/mm 증가할 때마다 저하되는 인지능력이 2년 동안 진행되는 인지노화 수준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2017년 Lancet에 발표된 캐나다 온타리오주 연구도 마찬가지입니다. Chen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간선도로 주변에 5년 이상 거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 빈도를 조사한 결과, 간선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살수록 치매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학부모들 사이에는 ‘환경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당장 우리의 삶의 질은 물론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미세먼지 관리를 신경 써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