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으로 키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단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성장호르몬 주사
첫 번째, 성장판이 열려있는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성장호르몬 주사입니다.
옛날에는 성장호르몬 주사 요법은 터너증후군*을 비롯해서 성장호르몬이 부족한 경우에만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계에서 2~8년 무작위 임상연구를 한 결과, 평균 6~7cm 키를 더 자라게 할 수 있다는 효능이 입증되었지요. 미식품의약국 FDA에서는 2003년도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에 공식 허가를 내렸고, 까다롭고 비판적인 입장으로 유명한 코크란 그룹에서도 성장호르몬 주사의 효능을 인정했습니다.
*터너증후군: 여성의 키가 작고, 목이 짧고 두꺼우며, 성적 발달이 지연되는 유전 질환.
다만 성장호르몬 주사에는 중요한 단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경제적인 측면입니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최소 6개월에서 2~4년까지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요. 체중에 따라 다르지만, 매달 3~60만원 이상이 소요되어 약 2~3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또한, 심리적인 부담이 매우 큰 것도 단점 중 하나입니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성장판이 열려있는 어린 연령대에 맞아야 효과가 좋습니다. 대체로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만 5세나 6세 무렵을 추천하는데요. 그때 매일 배를 찌르는 데 따르는 심리적인 부담이 매우 클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은 주사 요법에 따르는 부작용입니다. 물론 장기간 성장호르몬 주사를 투여해도 암이나 중요한 질병을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부의 경우 너무 빨리 자란 나머지 성장판이 약해질 수 있다고 해요.
성장호르몬 주사는 유전자 검사나 안면의 골격 기형 여부를 통해 효과 예측이 가능합니다. 5-6세 무렵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경제적 여유가 있고, 아이의 키가 무척 작은 경우에 한해서 전문가와 함께 성장호르몬 주사를 검토해 보실 수 있겠습니다.
2. 사지연장술
두 번째, 사지연장술입니다. 사지연장술은 성장호르몬 주사와 다르게 성장판이 닫혀 있을 때 사용 가능한 방법입니다.
사지연장술은 허벅지나 정강이 뼈를 의도적으로 자른 후 굳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식으로 매일 1mm씩, 최대 10cm까지 연장이 가능한 수술입니다. 뼈는 늘릴 수 있지만 주변의 신경이나 근육은 늘릴 수 없기 때문에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도 있는데요. 실제 5~6cm 정도 연장을 하는 것에는 신경이나 근육에 큰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양쪽 다리 길이가 다를 때 한쪽 다리의 길이를 늘려주는 용도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많이 시행 중이지요.
다만 사지연장술 또한 막대한 단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역시 경제적인 측면입니다. 사지연장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의료 항목으로, 최소 2~3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지연장술은 다리를 고정하기 위해 바깥에서 다리를 잡아주는 외고정 장치나 뼈 안에 심는 내고정 장치를 사용하는데요. 최소 6개월~1년까지는 침대나 휠체어에 누워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한계는 사망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굉장히 고통스럽기 때문에 모르핀과 같은 마약 진통제를 맞아야 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현재는 수술 기법이 많이 발전해서 사람이 생명을 잃는 것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 확률은 낮습니다. 보편적으로 사지연장술을 권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신장이 극단적으로 불편하고 괴로운 소수의 분들이 신중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술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