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네이처뉴로사이언스 논문에 '전시각중추'가 물건과 먹이에 대한 사냥행동을 유도한다는 KAIST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특정 물건이나 먹이에 대한 집착행동(소유욕)이 시각 관련 뇌 특정부위 신경회로와 연관되어 있음을 밝힌 것인데요.
신경회로는 인체 속에서 전깃줄 역할을 함으로써, 여러 신경세포가 얽혀서 회로를 형성해 뇌의 기능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것이 신경회로 연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어떤 신경세포가 어디로 연결되어 회로를 이루는가에 따라 수행하는 뇌의 기능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시상하부 내 MPA(medial preoptic area, 전시각중추)의 신경이 중간뇌의 vPAG*부위로 연결된 회로를 ‘MPA-PAG’ 라고 이름 짓고, 쥐의 우리 안에 3일간 빨간 상자를 놓아둔 결과, 신경세포내의 활성지표인 ‘cFOS+세포’가 확인되었습니다. 단연 물건과 함께 있을때 MPA부분에서 cFOS+가 확연한 증가 수치를 보였습니다. PAG에서도 확연하게 증가된 양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즉, 실험으로 쥐가 흥미를 가진 물건과 함께 있을 때 회로의 신경세포가 활성화된다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vPAG: ventral periaqueductal gray, 중뇌 수도관 부위 회색질
이 실험을 좀더 구체화하기 위해서 MPA-PAG 회로에 인위적 자극을 줄 수 있는 수컷 실험쥐를 바이러스를 통한 유전자 조작으로 디자인 한 후, 473nm 파장에만 자극이 되도록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에서는 암컷 쥐와 473nm 파장의 빛을 동시에 비추었을 때 암컷 쥐가 아닌 빛에 의해서만 신경세포의 활동전위가 일어났습니다. 이 결과는 MPA-PAG자극이 이성에게 향하는 사회적 활동이 아니라 물건, 먹이에 집착하는 비사회적 활동에 대해 영향을 끼쳤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추가로 진행된 실험에서 물건의 다양한 종류와 촉각의 여부와 상관없이 다양한 물건에 관심을 보였고, 빛자극으로 실험자가 미리 계획해놓은 이동경로대로 쥐의 이동을 유도했다는 결과로 물건에 대한 집착적 특성만으로 동물의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결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얻을 수 있는 두가지 의미 중 첫번째, 동물의 습성을 활용해 뇌와 컴퓨터 접속 기술을 연결해 동물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 두번째는 물건 집착과 MPA-PAG 회로의 연관성이 인간의 도벽과 수집 강박증같은 과도한 집착과 관련된 정신 질환 치료에 단서를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