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D는 현대인이 흔히 먹는 식품에는 많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등 푸른 생선, 버섯, 우유, 버터, 달걀 등에 들어 있지만 미미한 수준입니다. 단위 그램당 비타민 D 함량이 가장 많은 식품은 간을 비롯한 동물의 내장입니다. 원시인은 비타민 D가 부족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원시인은 태양 아래 맨살을 드러내놓고 뛰어다니며 동물을 사냥해서 내장을 통째로 먹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인은 미용상의 이유나 피부암 때문에 햇빛에 피부를 드러내는 것을 싫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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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햇빛을 직접 쬐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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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보건원은 비타민 D를 합성하려면 오전 10시에서 3시 사이에 주 2회 이상, 1회에 20분 이상 선크림을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 얼굴이나 팔다리에 햇빛을 직접 쬐는 것이 가장 좋다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200IU 정도의 비타민 D가 생성됩니다. 한여름에 홍반이 생길 정도로 햇빛을 쬐면 10,000IU의 비타민 D가 생기기도 하지만 강한 자외선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것은 피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여름에는 주 2~3회, 오전 11시 이전이나 4시 이후에 햇빛을 쬐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는 비타민 D의 결핍을 예방하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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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차단 크림의 자외선 차단지수(SPF)가 8만 넘어가도 피부에서 비타민 D 합성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 크림은 최소 SPF 15 이상일 겁니다. 게다가 비타민 D 합성은 자외선 중에서도 파장이 긴 UVA보다 파장이 짧은 UVB를 통해 일어납니다. UVB는 유리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유리 안에 갇힌 실내에서는 햇빛을 쬐어도 비타민 D가 합성되지 않습니다. 결국 현대인은 피부를 통해 비타민 D를 충분히 합성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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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동물의 내장을 억지로 먹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버터는 포화지방이 많아 먹기 꺼려지고 유제품은 배가 아파서 못 먹고 등 푸른 생선은 굽기가 힘들어 자주 먹지 않습니다. 비타민 D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표고버섯도 요즘은 햇빛에 말린 것이 드물고 대부분 열풍 건조한 것이 많습니다. 열풍 건조한 버섯에는 비타민 D가 적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또한 요리를 하고 데치는 과정에서도 비타민 D 손실이 생깁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비타민과는 달리 비타민 D는 음식을 통한 섭취가 하루 권장량의 10~20% 정도로 100IU 내외밖에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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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현대인의 비타민 D 부족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미국은 20년 전부터 구루병 예방을 위해 시리얼이나 우유에 비타민 D를 강화했습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인의 혈중 비타민 D 농도는 여전히 낮습니다.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미국인의 42%가 비타민 D 혈중농도 20ng/ml 미만의 부족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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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사정이 훨씬 더 열악합니다. 2014년 서울의과학연구소에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18~20세 청소년의 86%, 성인 인구의 71.1%가 비타민 D 혈중농도 20ng/ml 미만이었습니다. 201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의사의 치료를 받은 비타민 D 결핍 환자만 16,000여 명에 달했습니다. 2005년 연세대 의대 임승길 교수 등이 참여한 다기관 국제연구 결과 전 세계 18개 나라의 성인 여성 가운데 우리나라 여성이 혈중 비타민 D 농도에서 꼴찌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평생 차도르를 두르고 생활하는 중동 지역 여성보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비타민 D 부족이 심했습니다. 믿기 어렵겠지만 조선 말이나 일제 시대 등 굶주림에 시달리던 시대에서나 봄직한 구루병 신생아가 최근 주요 대학병원 분만실에서 종종 태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평소 다이어트로 제대로 음식을 챙겨 먹지 못하는 데다 피부 노화를 우려해 햇빛을 지나치게 차단하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혈중 비타민 D가 부족하면 태아의 뼈가 휘어져 태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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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자: 나이가 들면 피부나 신장, 간 기능의 노화로 체내에서 비타민D를 생성하는 능력도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고령자는 젊은 성인에 비해 비타민D 생성 능력이 75%까지 감소합니다.
- 여성, 흡연자, 운동 안 하는 사람: 여성은 남성에 비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비타민D가 결핍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운동을 잘 하지 않는 경우도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비타민D 혈중농도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 신장과 간에 질병이 있는 사람: 비타민D는 간과 신장을 거쳐 체내에서 활성화되는데 간 질환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 비타민D의 활성화 능력이 떨어집니다.
- 장기간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 진통 소염제를 처방할 때 위를 보호하기 위해 첨가하는 위장약, 항경련제,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아토피 등에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제제가 비타민 D의 결핍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약물입니다. 이러한 성분이 든 약을 6개월 이상 복용할 때에는 비타민D 결핍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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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의 혈중농도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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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비타민 D를 얼마나 또 어떻게 섭취해야 할까요? 우선 비타민 D 혈중농도를 객관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가까운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대부분 알 수 있습니다. 만일 비타민 D 혈중농도가 10ng/ml 미만이라면 구루병 등 결핍증이 우려되는 병적 상태이며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10~20ng/ml라면 질병은 아니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로 분류합니다. 흔히 부족증이라고 표현하지요. 20ng/ml 이상부터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가장 보수적인 미국 국립의학회는 20ng/ml 이상이면 정상으로 간주하고 하루 600IU 정도 섭취할 것을 권유합니다. 미국 내분비학회는 30ng/ml 이상을 충분하다고 하며 매일 1,500~2,000IU 섭취를 권유합니다. 비타민D협회(미국 캘리포니아 비영리 전문가 단체)는 50ng/ml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 5,000IU까지 섭취할 것을 제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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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0~10ng/ml는 ‘가’, 10~20ng/ml는 ‘양’, 20~30ng/ml는 정상이지만 ‘미’ 정도 수준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30~40ng/ml가 ‘우, 40~50ng/ml가 ‘수’라고 생각합니다. 40ng/ml 이상을 ‘수’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많은 연구에서 비타민 D의 항암 효과는 40ng/ml 이상이 되어야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굳이 50ng/ml를 넘어가도록 유지할 이유는 없습니다. 부작용은 거의 없지만 40ng/ml 이상일 때보다 특별한 이익이 추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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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의학회가 제시한 비타민 D 독성이 나타나는 기준은 하루 10,000IU 이상 섭취하는 경우이며 혈중농도도 200ng/ml 이상입니다. 그러나 정상 수치에서 독성 수치까지 안전 영역을 확보해야 하므로 하루 최대 4,000IU 섭취, 혈중농도는 최대 60ng/ml 이내로 유지할 것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이 부분은 전문가 그룹마다 의견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여러분의 몸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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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혈중농도를 1ng/ml 올리려면 100IU의 용량이 필요합니다. 지금 섭취하면 혈중농도 상승은 3~4개월 후에라야 나타납니다. 저는 부작용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투여 용량이 2,000IU는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하루에 2,000IU의 비타민 D를 섭취하고 10~15분 정도 자외선에 노출되는 사람들은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발병률이 50~60% 가량 줄어든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특히 이러한 효과는 성인이 되어 섭취했을 때보다는 자라나는 성장기에 충분한 비타민 D를 섭취했을 때 더 잘 나타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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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의학회가 권유하는 600IU는 비타민 D 섭취량이 매우 부족한 우리나라 사정을 감안할 때 너무 적은 용량입니다. 실제 미국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의 대규모 무작위 임상 시험도 매일 2,000IU 투여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2,000IU를 투여하면 혈중농도는 20ng/ml가 올라갑니다. 만일 여러분의 비타민 D 혈중농도가 정상과 비정상을 가늠하는 기준치인 20ng/ml라면 2,000IU를 3~4개월 정도 복용할 경우 40ng/ml로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적어도 ‘우’는 되는 셈입니다. 만일 여러분의 비타민 D 혈중농도가 결핍증을 의미하는 위험 수치인 10ng/ml라면 2,000IU를 투여했을 때 30ng/ml로 올라갑니다. 이것은 ‘미’ 정도 수준에 해당합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목표 혈중농도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성인의 경우 30ng/ml의 혈중농도를 유지하려면 매일 꾸준하게 1,500~2,000IU 정도의 비타민 D를 투여해야 합니다. 어린아이와 청소년도 하루 1,000IU의 비타민 D를 매일 섭취해야 충분한 혈중농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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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종합 비타민제에는 비타민 D가 100~200IU 정도 들어 있습니다. 많이 들어간 제품도 400IU 내외입니다. 따라서 비타민 D의 적절한 혈중농도를 유지하려면 종합 비타민제 외에 비타민 D 전용 제제를 따로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건강기능식품국은 미국인의 37%가 비타민 D 제제를 영양제 형태로 섭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비타민 D 섭취 용량은 의사와 상의하되 보통은 비타민 D 혈중농도 30ng/ml 내외를 목표로, 조금 욕심을 낸다면 40ng/ml 내외를 목표로 조정하는 게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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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00IU의 비타민D를 섭취하려면 음식으로는 얼마나 먹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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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나 요거트 200ml에는 대략 100~200IU의 비타민D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참치나 정어리와 같은 등 푸른 생선 한 토막(50g) 안에는 120IU 정도의 비타민D가 있습니다. 단위 그램당 비타민D를 가장 많이 함유한 음식은 잡채 재료로 많이 사용하는 목이버섯입니다. 마른 목이버섯의 경우 100g당 440㎍의 비타민D가 들어있습니다. 대부분 표고버섯에 비타민D가 많다고 알고 있지만 목이버섯의 비타민D 함량이 표고버섯보다 많습니다.
하루 1,000IU의 비타민D를 섭취하려면 등 푸른 생선을 매일 7~8토막 이상 먹어야 합니다. 우유나 요거트는 매일 10컵 혹은 건조 시리얼의 경우 5~10인분을 먹어야 합니다. 버섯도 열풍 건조된 것이 아닌 햇볕에 말린 것을 찾아야 합니다.
한국 남성들은 아내가 아침에 시리얼을 주면 정성이 부족하다고 화를 냅니다. 그러나 비타민D 섭취 측면에서는 밥과 국 그리고 나물로 준비된 정성스런 한식보다 비타민D가 강화된 시리얼과 저지방 우유를 먹는 것이 더 낫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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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내용은 여에스더 박사의 책 <나는 왜 영양제를 처방하는 의사가 되었는가>에서 발췌하였습니다. 본 컨텐츠의 저작권은 (주)에스더포뮬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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