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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름(성기사마귀)이란 가장 흔한 성병으로 성기에 사마귀 모양의 돌기가 생기는 질환입니다. 성기사마귀의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입니다. HPV가 남성에서 곤지름을 만들고 여성에서는 곤지름 뿐만 아니라 자궁암의 원인이 된 다는 점은 꽤 널리 알려져 있지만, 남녀 공히 구강성교를 통해서 입과 목에 감염될 수 있고 후두암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잘 모릅니다.
매년 5월에 열리는 미국비뇨기과학회에서 HPV에 대한 대규모 역학조사에 대한 결과가 발표되었는데요. 당시 발표장을 메운 청중들의 탄성을 이끌었을 정도로 예상치 못한 결과였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18세부터 69세까지 약 1600명 성인을 검사한 결과 놀랍게도 남자의 45.2%, 여성의 39.9%에서 HPV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습니다.
남성은 음경 포피, 여성은 질 점막에서 PCR을 통해 검사한 결과입니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 남녀 2명 중에 한명 꼴로 상대를 감염시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미국에 거주하는 동양인은 남녀 각각 24.4%와 23.2%로 다른 인종에 비해 낮았습니다.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인종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됩니다만 이 결과 조차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높은 수치였습니다. | HPV 바이러스는 피부나 점막의 직접 접촉을 통해서 전염됩니다. 그래서 수건이나 변기를 통해서는 전염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구강성교는 바이러스 감염의 중요한 경로가 됩니다. 이 연구에서도 정상인의 약 7.3%가 구강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습니다. 구강성교를 통해서 성기에 감염되기도 하지만 반대 방향으로 감염도 가능합니다. 모든 바이러스 감염이 그렇듯이 HPV도 대부분 저절로 치유됩니다. 통계에 의하면 약 80%는 1년 내에 90%는 2년 내에 저절로 없어진다고 합니다. 문제는 증상 없이 저절로 치유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인이 곤지름 진단을 받았는데 배우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흔합니다. 곤지름이 가장 흔한 성병으로 자리 매김을 한 배경에는 이런 ‘무증상 전염’ 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은 개인차가 있다고 합니다. 어떤 바이러스에는 취약한 사람이 다른 바이러스에는 강할 수도 있습니다. 전반적인 면역력이 아닌 특정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의 차이는 부모로부터 유전되기 때문에 인종별로 차이를 보인다고 합니다. 미국에 사는 동양인이 HPV 바이러스 보균율이 흑인에 비해서 낮은 이유도 문화적인 환경과 더불어 유전적인 요소도 있을 것입니다. 어찌되었건 본인은 아무 증상이 없지만 전염된 상대는 심한 증상으로 고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는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죽습니다. 의학적인 용어로 고사(apoptosis)라고 합니다. 암을 예방하는 정상적인 자정기능이지요. 그런데 HPV 바이러스는 이 기능을 막는다고 합니다.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스스로 번식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이지만 감염된 사람 입장에서는 암이 잘 생기는 환경이 되는 것이죠. HPV 바이러스가 음경암, 자궁암, 후두암의 중요한 원인이 되는 이유입니다. 이들 암이 잘 생기는 이유는 바이러스나 암의 고유한 특징이 아니라 단순히 이 부위가 성관계로 쉽게 접촉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곤지름이 가장 흔한 성병이 된 것을 보면 HPV 바이러스 진화는 성공적입니다.
이번 연구결과가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람에 대한 통계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HPV가 대다수 사람에서 저절로 치유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감염된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입니다. 대부분 사람이 HPV에 감염에 노출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적어도 HPV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이 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곤지름이 생겨야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는 과거의 생각은 틀렸습니다. HPV 바이러스 감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만연되어있고 그중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만 곤지름이 생긴다는 것이 좀 더 실체에 가까운 설명입니다. | ㅣHPV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방법 그렇다면 이에 대한 현명한 대처방법은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이 없더라도 아주 간단한 검사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드러운 면봉으로 음경 피부를 문질러서 바이러스 유전자검사(PCR 검사)를 하면 보통 검사실에 따라 다르지만 다음날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검사 비용은 병원마다 다른데, 수만원 정도면 가능합니다.
만약 바이러스가 검출된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상대방에게 전염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다면 예방백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감염시키는 HPV 바이러스의 종류는 40가지가 넘지만 대부분의 원인인 9가지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백신은 어렸을 때 맞을수록 효과가 좋고, 13세 이전에는 2회 이후에는 3회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성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콘돔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다행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구강성교를 통해서도 성병이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무심코 지나간 구강성교가 성기사마귀 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자궁암이나 자신의 후두암이 생긴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바이러스 검사나 백신치료의 필요성에 대해서 한 번쯤은 숙고할 가치가 있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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