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첫 번째, 우유는 뼈 건강에 오히려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칼 미켈슨 교수의 연구에서, 매일같이 우유를 과량 섭취한 사람들의 고관절 골절률과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높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칼 미켈슨 교수는 “자신의 연구는 관찰 연구이므로 결과는 조심스럽게 해석되어야 한다”며 스웨덴에서 관찰한 연구로 다른 환경에서 행해진 연구는 사망 위험이나 비슷한 패턴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유를 먹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우유를 하루에 2~3잔 이상 많이 마시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한국인들은 건강을 악화시킬 만큼 우유를 많이 마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칼 미켈슨 교수가 추적 조사한 대상은 하루에 3잔 이상의 우유를 마시는 스웨덴 사람들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평균 우유섭취량은 1년에 135잔으로 하루에 1잔이 채 되지 않기 때문에, 우유에 대해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유가 오히려 골다공증을 유발한다는 우려가 촉발된 시작점엔 일본의 의사 신야 히로미가 있다. 그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우유 속 지방이 산화지질을 만들어 내고 이 때문에 골다공증을 비롯한 질병을 유발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러나 2007년 신야 히로미는 자신의 주장이 잘못됐다며 언론을 통해 공개사과를 했다. 우유가 뼈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유효하다. 2009년 미국영양학회지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적어도 11가지의 연구에서 유제품 섭취가 많을수록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 보건대학원 역시 골다공증 예방법의 하나로 저지방 유제품과 같은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먹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
ㅣ두 번째, 우유가 암을 유발한다? 건강에 해로운 우유가 낙농업계의 로비로 인해 건강식품으로 둔갑됐다는 음모론의 한가운데, 우유가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있다. <여자가 우유를 끊어야만 하는 이유> 책 저자인 제인 플랜트 역시 우유가 유방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우유가 유해하다고 믿는 측에선 성장호르몬이 우유 속 IGF-1의 농도를 지나치게 높여서 암세포를 증식시키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한다. IGF-1은 간에서 생성되는 인슐린 유사성장인자로서, 정상적인 세포의 성장, 지방산화, 당 대사 관여 등 인슐린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물질이다. 그러나 젖소에 투여하는 성장호르몬이 IGF-1을 증가시키는 영향은 미미하다. 거기다 IGF-1은 소화과정에서 모두 분해되기 때문에 경구를 통해선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무엇보다 우유의 성장호르몬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에선 소에 성장호르몬을 투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유자조금위원회는 “국내에서 사육하는 젖소는 28kg의 우유를 생산하는 고능력 젖소이기 때문에 굳이 따로 비용을 들여 인공호르몬제를 투여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 바 있고, 한국낙농유가공기술원 이만재 원장은 “2002년부터 시행된 우유생산 할당제(생산을 제한하는 쿼터제도)가 운영된 후로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성장호르몬제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부가적으로 항생제 역시 우유에 100만분의 1이라도 함유되면 즉시 폐기 처리되는 체계를 1995년부터 갖추고 있으므로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
ㅣ세 번째, 젖소의 피와 고름으로 오염돼있다? 그렇지 않다. 젖을 짜기 전에 수시로 체세포 검사 또는 유방염 조기 발견 도구를 사용하여 숨어있는 유방염 전초증을 미리 찾아 예방조치를 하기 때문에 건강한 젖소의 우유만 생산한다. 서울우유 중앙연구소 강신호 박사는 “사람이 병원에서 정기 검진을 받거나 아프면 약을 먹고 주사를 맞는 것처럼 젖소 역시 지역에 상주하시는 수의사들이 정기검진 또는 수시 진단한다”고 말했다. 젖소는 상당히 표준화된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송아지와 젖소는 과학적인 사양표준에 기준을 둔 조사료와 농후사료를 적절하게 공급받고 있으며, 우사 면적과 운동장 면적도 젖소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필수적으로 확보된다. 또한 젊고 건강한 젖소에서 집유한 원유만을 가공하고 있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젖소가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는 것을 걱정하는 이들도 많지만, 우리나라 젖소는 산차(분만 후 착유)가 평균 3회가 조금 안될 정도로 우유를 생산하는 기간이 짧다. 4산 이후부터는 생산량이 줄어 경제성이 낮아지며 질병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
ㅣ네 번째, 지방이 많아 비만을 유발한다? 우유에 들어있는 지방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우유의 지방 함량표를 보면 100g 기준 지방이 3.2g 들어있다. 일부 어패류를 제외하면 우유보다 지방이 적게 들어간 음식도 드물 정도로 적은 수치다. 지방이 문제라면, 우유보다는 차라리 육류 섭취를 제한하는 바가 옳다. 더욱이 우유 내 지방은 탄소수가 짧고 쉽게 소화되는 지방으로 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만약 우유에 들어있는 지방이 걱정이 된다면, 저지방 우유를 선택하면 된다. 저지방 우유의 경우에는 지방이 1.5g 들어있다. 저지방 우유는 일반 우유에 비해 고소함을 떨어지지만 영양 면에선 뒤지지 않는다. 칼슘, 필수아미노산 등 좋은 영양소는 대부분 함유하고 있다.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복부 비만이 있어 성인병이 생길 수 있는 사람은 저지방 우유를 마시면 된다. |
ㅣ다섯 번째, 우유가 키 크는 데 상관없다? 아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함준상 연구사는 “2016년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키가 지난 100년 동안 20.1cm가 증가해 성장률 세계 1위라는 뉴스가 있었다. 이는 경제발전을 통한 영양개선의 효과이며 그중에서도 우유의 기여가 지대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1인당 우유 소비가 0에서 79.5kg으로 늘었다는 점을 증거로 제시했다. 우유가 키 크는데 도움이 됐다는 해외의 연구결과도 있다. 하버드 매거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몽골의 학생들에게 한 달간 미국에서 시판 중인 우유를 먹였더니 성장호르몬 수치가 40%나 상승했으며 한 달 만에 평균 1cm가 컸다. 더불어 비타민 D 결핍도 나아졌다. |
ㅣ여섯 번째, 우유가 아토피 등 피부염을 유발한다? 식품 알레르기로 인해 피부염이 발생하는 경우는 알레르기 전체 환자 수 중 약 2.5%에 불과하다. 식품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달걀, 콩, 밀, 땅콩 등 식품이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우유의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아토피가 걱정된다고 우유 알레르기가 없는 대다수 어린이에게 우유를 제한해선 안 된다. 또 달걀ㆍ콩 등도 아토피의 원인 식품이 될 수 있지만 아토피가 걱정돼 자녀들의 식단에서 달걀이나 콩을 제외하는 주부가 별로 없는 것처럼 말이다. |
ㅣ결론 여러 공신력 있는 단체의 의견을 모아 보면, 하루 1~2잔 정도의 우유를 먹는 정도는 해로울 것이 없다. 대한암협회와 한국영양학회에서는 “우리나라 식단에서 부족하기 쉬운 칼슘을 손쉽게 보충할 수 있는 좋은 급원 식품인 우유를 청소년은 두 컵, 성인은 하루 한 컵(200ml)정도 마시는 것을 권장하며, 일반 우유나 가공우유에 비해 지방이나 당 함량이 적은 저지방우유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도 “우유나 유제품을 하루 1~2회분으로 마시면 된다”고 권장하고 있다. 홍혜걸 의학 박사는 “과거 영양결핍 시대처럼 우유가 완전식품으로 찬양받는 때는 아니며 우유엔 분명 포화지방 등 단점이 있다. 하지만 가장 값싸게 단백질과 칼슘 등 필수적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는 식품이므로, 저지방 우유로 하루 한두잔 정도는 선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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