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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병원 활용법
송 - 그렇죠.
지 - 동네병원이 망하면 국민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데요.
송 - 지금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지금 현재, 제가 봤을 때는 레드 오션 중에 레드 오션입니다. 그런데 거기 플러스, 일단 의사들을 기득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득권일 수도 있겠지만, 기득권이라고 지속적으로 주입하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방법이 없어요.
그래서 사실은 지금 의사들이 돼서 나오시는 분들이 처음에도 이야기했지만, 그분들은 들어갔을 때 ‘나는 대학교에 남아서 연구를 하고 후학을 양성하고, 환자들을 진료할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지극히 적고요. 결국은 동네로 나와야 되는데, 안타까운 상황인 거죠.
지 - 요즘 비온뒤에서 검진에 관련된 방송이 많이 하시는데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하는 건강검진에는 진찰이 빠져 있다고 하셨는데요. 검사를 받게 되면 수치만 알게 되는 건데요. 건강검진은 어떻게 잘 활용해야 되나요?
송 - 건강검진을 받고 난 다음에 결국에는 동네 병원이에요. 자기가 자주 다니는 병원이 있잖아요. 그 결과를 가지고 가서 나의 평소의 증상이라든가 그런 것과 매치가 잘 되어 있는 검사가 되어 있는 건지, 아니면 수박 겉핥기의 검사인 건지를 확인을 하고요.
필요하다면 빠진 것을 그쪽에서 ‘이런 이런 검사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일종의 검사 처방을 받을 수 있겠죠.
그런데 국가 검진을 통해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고요. 비용 대비 굉장히 큰 인구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함부로 의사들이 ‘이것을 국가검진에 넣어야 된다’ 이렇게 주장하지는 않아요. 그건 당연한 거고요.
가장 최근에 추가가 된 것이 30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한테 CT를 찍게 해준다고 하는데요. 엄밀히 이야기를 하면 평등에 어긋나거든요. 담배를 안 피운 사람은 CT 한번 찍을 기회가 없는 거잖아요. 그 사람들 중에서도 암이 생길 수 있는데, 발견을 못 할 수도 있고요.
그렇게 CT를 찍음으로써 암이 아닌데, 괜히 쓸데없이 검사를 해서 의료비를 더 늘릴 수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건강검진 항목을 늘리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에요.
지 - 성인병,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환자를 많이 보게 되실 텐데요. 증상이 없다 보니까 병원에 잘 안 가게 되고, 증세가 한번 나타나기 시작하면 돌이키기 힘든 상황이 되는데요.
송 - 결국 해답은 동네병원이죠. 빨리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동네병원입니다. 동네 병원 갔을 때 감기로 갔을 때도 혈압 좀 체크해달라고 하고요. 손끝에서 혈당 체크 충분히 가능하고요. 1년에 한번 혈액 검사를 안 하는 사람이 없는데요. 고지혈증 검사를 해달라고 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예전에 비해서 우리 평균 수명이 굉장히 늘었다고 하잖아요. 그게 어느 정도는 동네 의사의 덕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심혈관, 뇌혈관 질환, 암도 마찬가지지만, 그런 것을 조기에 발견해서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것을 굉장히 많이 막았죠.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경우에는 일단 일반 국민들이 어느 정도 인식을 하시고 계신데 반해서 정확히 이야기하면 이상 지질혈증(고지혈증)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아직 약해요. 거기에 대해서는 의사들이 노력을 많이 해야겠죠.
그것도 낫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약을 계속 복용해야 되는데요. 먹다가 검사 결과가 괜찮아지면 안 먹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아직도 고혈압이나 당뇨도 진단을 받은 사람의 절반 정도만 치료를 잘 받고 있고요. 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절반만 잘 조절이 됩니다.
지 - 약을 먹으면 조절이 되는 것 같으니까, 호전됐다고 안 먹게 되는 경우가 많은 건가요? 혈압약의 경우 대개 12시간에서 24시간 효과가 지속된다고 들었거든요.
송 - 꼭 그렇지는 않고요. 일반인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은요. 고혈압, 당뇨는 악을 먹어야 한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는데요. 일반인들은 자기가 약을 많이 먹으면 큰일이 나는 줄 알아요.
그건 그렇지가 않아요. 약을 적게 먹건, 약을 많이 먹건,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자기의 혈압이나 혈당이 타깃 안에 들어오는 정도의 양을 먹어야 된다는 거죠.
사람마다 약에 대한 반응도 다 틀리고, 흡수율이라든가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약 동학을 통해 알 수 있는 것들이 다 틀리기 때문에 본인한테 맞는 만큼을 복용해야 되고요.
저는 그런 면이 아마 나중에 AI에서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해요. 예를 들어서 140 이상이면 혈압약을 먹는다고 했을 때 141이면 AI는 무조건 약을 먹일 거거든요. 그런데 의사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지 - 약을 한번 먹기 시작하면 못 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송 - 선후가 잘못된 거죠.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계속 먹는 겁니다. 약을 먹었기 때문에 계속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요.
말도 안 되는 얘기죠. 약을 먹었기 때문에 계속 먹어야 되면 그게 무슨 마약인가요? 밥하고 똑같이 생각하면 되는 거예요. 밥을 왜 먹어요. 배가 고프니까 먹잖아요. 그러면 배가 안 고프면 밥을 안 먹어도 됩니다.
혈압약, 당뇨약, 고지혈증 약도 마찬가지예요. 약을 안 먹고도 정상으로 잘 유지가 되면 안 먹어도 됩니다. 그렇게 안되니까 먹는 거죠. 먹었기 때문에 계속 먹는 것이 아니고 먹어야 하는데, 자기가 안 먹고 있는 경우가 많은 거죠.
만성질환자가 잊지 말아야 할 세 가지
송 - 학생의 반대말은 선생이잖아요. 선생은 가르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의사는 환자를 가르치지는 않아요. 환자가 잘못되고 있는 것을 교정해 주는 거죠. 타이거 우즈나 마이클 조단이 코치가 없나요? 있단 말이에요.
왜? 자기가 미세하게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을 자기는 모르거든요. 그러면 밖에서 보고 그걸 교정을 해주는 거죠. 너 지금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어, 이쪽으로 와야 돼, 그런 거죠.
지 - 그런 면에서 병을 대하는 환자의 자세에 대해서도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요. 문제가 있는 환자들을 많이 보셨을 텐데요.
송 - 그걸 병식이라고 하거든요. 병에 대한 인식, 인사이트라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기가 환자인 것을 자꾸 까먹어요.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뿐만이 아니고 어떤 병이건 그 병의 끝에 대해서 이제는 일반인들이 얻을 수 있는 병의 지식의 경로도 많기 때문에 다 알고 있거든요.
그러면 내가 환자인데, 환자가 아닌 것처럼 행동을 하면 안 좋은 쪽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걸 자꾸 중간에 까먹어요. 내가 환자라는 것을. 저는 대학병원에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 6개월 만에 한번 가는 사람들은 대학병원을 안 가도 된다고 봅니다.
동네 병원에 가야 되는데요. 6개월 동안 병원에 안 가면 자기가 약을 먹으면서도 환자인 것을 까먹어요.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의사 얼굴을 봐야 자기가 환자인 것을 안 까먹습니다. 2주에 한 번씩 가면 더 좋겠죠.
지 - ‘내과는 최후의 방어선이다’라는 표현을 하셨는데요.
송 - 실감이 잘 안 나세요? 큰 병원에서 수술을 한다거나 뭘 해서 중간에 잘못된다거나 해서 중환자실에 내려오잖아요.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내과에 컨설트를 하는 거예요. 자기네가 해줄 수 있는 것을 다 했는데도 안되면 그다음에 내과가 맡아요. 저희는 제 동기들끼리 다 전우라고 하는데요. 우리가 무너지면 그 환자는 죽는 거예요. 대학병원에 한한 이야기이긴 합니다.
지금 저는 그럴 일은 없지만, 정말 받기 싫은 경우도 있거든요. 아, 저 환자 죽을 것 같은데, 그래도 내과기 때문에 받아야 합니다.
반대로 우리가 환자를 보다가 예를 들면 심장 질환 환자들 중에서 항 혈전제를 쓰다가 뇌출혈이 생겼단 말이에요. 그러면 그건 당연히 신경외과 선생님한테 가서 바짓가랑이 붙잡고 수술을 해달라고 매달려야죠.
그런데 신경외과 선생님도 여태까지 항혈전제를 썼는데 머리를 열면, 피는 안 멎고 계속 날 텐데, 결과가 좋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지만, 그래도 하긴 합니다. 그런 경우가 다른 과에 비해서 많은 것이 내과입니다.
지 - 코로나 시기에 특별히 늘어난 환자는 있나요?
송 - 글쎄요. 특별하게 늘어난 환자는 없어요. 오히려 개인위생을 잘하기 때문에 급성 상기도 감염 환자는 확실히 줄었어요. 동네 의원에서는 과를 가리지 않고, 나한테 오시는 분들은 다른 문제로 오기도 하니까요.
마스크를 많이 써서 피부염이 생긴 경우는 좀 있는 것 같고요. 그건 마스크를 안 썼으면 없었을 병이겠죠.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먹으니까 장염들이 생기는 경우도 좀 있고요. 그리고 만성 질환자분들이 병원에 오는 것이 두렵다며 처방 일자를 늘려달라고 얘기를 하죠.(웃음)
지 - ‘코로나 시기에 면역 체계 해칠 수 있는 다이어트는 금물이다’라는 말을 하셨는데요. 확 찐 자란 표현처럼 스트레스 받으면 많이 먹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송 - 덜먹어야죠. 은행 잔고랑 똑같은 거니까요. 일단 내 몸 안에 들어온 것은 소비를 하든지, 아니면 덜 들어오게 하든지, 그게 제일 중요하죠.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중에서 제일 하수의 방법이 먹는 거예요.
지 - 알고 있는데 안되니까요.(웃음)
송 - 그게 쉬우니까요.
"병원용 수첩을 마련해라"
송 - 거기에다가 내 기록을 다 놔두는 거죠. 예방접종 같은 것도 내가 언제 뭘 맞았고, 이런 것을 다 안다면 여태까지 이렇게 했으니까 앞으로 이런 예방 접종을 하십시오,라고 이야기를 해줄 수도 있고요. 이건 특별하게 큰 병이 없는 경우를 이야기하는 건데요.
언제쯤 추적 관찰 검사를 해봅시다, 이렇게 얘기해 줄 수도 있는 거고요. 그 병원에 기록이 쌓이면 쌓이게 될수록 의사는 그 환자에 대해서 조금 더 알 수 있게 되는 거고요. 조언할 수 있는 심도가 깊어지죠.
그런데 동네 병원이 여러 군데 있다고 한 번은 여기 가고, 한 번은 여기 가고 이런 식으로 되어서 기록이 나눠지게 되면, 제가 제일 갑갑한 것이 그거예요. 대학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대요. 뭘 했어요? 하니까 피 검사를 했대요. 피 검사 뭘 했는데요? 당연히 모르죠.
그런데 저한테 제대로 교육을 받으신 분들은 대학병원에서 검사한 것을 비용을 들여서 뽑아와요. 그러면 제가 거기 의사보다 자세히 설명을 해줄 수도 있을뿐더러 그런 기록이 우리 병원에 쌓이게 되는 거죠. 그러면 환자가 무슨 일이 있었을 때 그 기록이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 되죠.
지 - 환자에 대해서 잘 알게 되고, 신뢰를 하게 되면, 해줄 수 있는 말도 많아지겠네요.
송 - 그런 것들이 결국 환자 교육이에요. 어떤 식으로 병에 접근을 해야 되고, 투병이라면 투병이고, 병을 조절한다면 조절하는 건데요. 그런 것을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너한테 유리하다는 것을 제가 옆에서 코치를 해주는 거죠.
그 코치를 잘 따르는 사람들은 결과가 좋지 않을까요? 물론 그 사람들 중에서도 예기치 못하게 우리가 기대하지 않는 합병증이 생길 수는 있어요. 그런데 훨씬 적겠죠.
지 - 아무래도 선생님이 칼럼도 쓰시고, 활동을 많이 하시고 유명하시다보니 의료 기록지를 다 가져와서 상담만 받고 가시는 분들도 있으시다면서요.
송 - 있죠.
지 - 씁쓸하기도 하시겠네요.(웃음)
송 - 씁쓸할 수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저 사람이 얼마나 그게 궁금했으면.(웃음)
왜 그러냐 하면 충분히 시간을 할애할 수 없으니까요. 막말로 이야기를 해서 내가 그 사람과 한 시간을 얘기하면 한 시간 동안 10명을 볼 수 있으니까 10명의 수가를 준다거나, 환자도 그만큼 지불을 하면 충분히 할 수 있겠죠.
지 - 지금 상황에서는 시간이 얼마가 들든 수가가 똑같으니까 그게 문제가 되는데, 그것도 바꿔야 되지 않을까요?(웃음)
송 - 바꿔줄까요?(웃음)
지 - 수면내시경(의식 진정화 내시경)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셨는데요. 보통은 아플 것 같다고 생각하니까 수면내시경을 선호하게 되는 것 같은데요.
송 - 그게 없었을 때도 다 했잖아요. 우리나라, 우리 민족의 특성 중의 하나가 손재주가 굉장히 좋다는 거잖아요. 뭐든지, 기능올림픽이건, 운동 중에서도 손재주로 하는 것, 양궁이라든가, 이런 것들, 그런 것처럼 의사들도 손재주가 굉장히 좋아요. 한국 사람이라서 그럴 겁니다. 아마. 내시경 하는데 조직 검사까지 해도 대개 10분 이내로 끝납니다.
그런데 의식 진정화 내시경을 하면서 프로포폴의 피해라든가, 거기에 중독이 되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하고요.
그게 아니고도 예를 들면요. 내시경 상으로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기 위암 수술 같은 것은 오래 걸리니까 그런 것까지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고요. 단순히 건강검진을 위한 내시경을 하는 데 있어서는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의사의 실력을 점점 안 좋게 만드는 방법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에는 의식 진정화 내시경을 제대로 트레이닝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제가 모르는 것은 안 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실제로 내시경을 한 케이스는 2, 3000 케이스가 훨씬 넘어요.
의사는 뭔가를 할 때는 그게 최고로 안 좋아졌을 때 어떻게 대처를 할 수 있는 것이 보여야 하거든요.
막말로 꿰매는 것은 제가 잘 꿰매요. 물론 오른손으로 배워서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이쁘게 잘 꿰맬 수 있어요. 그런데 꿰맨 것이 당연히 잘 아물어서 실밥을 풀고, 치료가 끝나는 것은 제가 알아요.
그런데 그게 중간에 만약에 거기 궤양이 생기거나 상처가 더 악화가 되거나 그랬을 때는 저는 잘 몰라요. 왜 거기까지 안 해봤으니까요. 인턴 때는 거기까지 안 배우니까요. 제가 구태여 그것까지 보면서 꿰매는 시술까지 할 이유는 없거든요.
의식 진정화 내시경을 하려면 우리 병원에 최소한 기관지 삽관 기구도 있어야 되고요. 그런 것은 일단 기본적으로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내과 선생님들은 일단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내시경을 내과 선생님들만 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죠.
우리나라는 의사 면허가 있으면, 전 세계가 다 마찬가지예요. 의사 면허만 있으면 모든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참 걱정이에요. 특히 저는 지금 내시경을 안 하거든요. 제가 내시경을 많이 했지만, 내시경을 할 때마다 너무너무 걱정이 됩니다. 조기 위암을 놓치면 어떻게 하나 하고. 조기 위암은 놓치는 경우가 있는 병이에요.
의사가 보다가 못 볼 수도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조직 검사를 할 걸 그랬나’, 뽑고 나와서 검사가 끝났는데, ‘그거 할걸’ 그렇게 후회하고, 지금은 그 검사를 안 하니까 너무 좋아요. 너무 좋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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